서승우 서울대 교수 "오프로드 달릴 군용 자율주행 기술 개발중"

입력 2022-01-20 17:13   수정 2022-01-20 23:52


“저는 출퇴근할 때 늘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자율주행을 연구하는 사람이 자가용이 없다니 궁금해하는 분이 많아요. 사람을 안전하게 태우고 달릴 수 있는 기술을 제 손으로 완성하는 때가 오면 그땐 출퇴근도 자율주행차로 해보려 합니다.”

서승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사진)는 국내 자율주행 연구의 ‘대부’로 불린다. 국내에서 자율주행을 가장 오래 연구한 학자이자 국내 최초로 일반 도로를 달린 자율주행차 ‘스누버’를 제작한 사람이 서 교수다.

인간을 운전에서 해방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서 교수의 취미는 역설적이게도 ‘걷기’다. 매일 대중교통을 타고 낙성대역에 내려 연구실까지 40분을 걸어 출퇴근한다. 인간을 편하게 하는 기술과 별개로 몸을 움직이는 운동을 늘 빼먹지 않아야 한다는 게 그의 평소 철학이다.

자율주행 연구의 선구자로 불리는 그는 새로운 연구에 도전하고 있다. ‘오프로드’를 달리는 군용 자율주행차가 현재 그가 매진하고 있는 분야다. 서 교수는 “기존 자율주행과는 완전히 다른 분야라 어렵지만 흥미진진하다”고 했다. 이달 1일 대한전자공학회 회장에 취임한 서 교수를 최근 서울대에서 만났다.

서 교수가 연구 중인 군용 자율주행 기술은 수색용 무인차량 등에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로에서만 운용하면 되는 기존 자율주행 기술과 달리 험지 운용, 전투 시 대응 등도 고려해야 하다 보니 해결할 과제가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서 교수는 “군 병력자원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군용 차량도 언젠가는 무인화가 필요하다”며 “요즘에는 자율주행 테스트를 도로가 아니라 벌판에서 진행해 조금 더 고생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서 교수는 직접 자율주행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 창업가이기도 하다. 2015년 제자들과 함께 스타트업 토르드라이브를 설립했고, 3년 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자율주행 택배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의 높은 규제 장벽으로 투자자를 찾기 어려워 내린 결정이었다.

4년이 지난 한국의 사정은 조금 나아졌을까. 서 교수는 “관련 규제가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아직도 ‘임시방편’에 그친 것들이 많아 자율주행이 본격화할 때 나타날 문제는 미지수”라며 “그럼에도 세종스마트시티와 해군기지 등에 토르드라이브가 개발한 자율주행 기술이 도입되는 등 성과를 내고 있어 무척 다행”이라고 했다.

‘빅테크’들의 격전지가 된 자율주행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앞서나가기 위한 방책은 무엇일까. 서 교수는 “산·학·연의 더욱 끈끈한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전자공학회장으로서 자율주행 분야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학·연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게 서 교수의 목표다.

서 교수는 “학회 차원에서 ‘AI위원회’를 만들어 국내 유수 기업들과 함께 연구할 수 있는 ‘플레이그라운드’를 조성할 것”이라며 “규제 당국인 정부까지 참여해 신기술 연구를 함께하는 ‘산·학·연·관’의 연계를 이뤄낼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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